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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인간에게 유익함을 발견하고 활용하는 지혜

‘인생 3막’ 김상민 이롬 대표

 

‘황성주 생식’으로 유명한 이롬의 새 대표이사가 수상하다. 지난 1월 취임한 김상민 대표이사는 청년 NGO 활동가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언뜻 전문경영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내 왜 그여야만 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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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가 김상민 이롬 대표이사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초였다. 당시 그는 초선의원이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김상민이 없었으면 ‘대통령 박근혜’도 없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었다. 박근혜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이던 청년층을 끌어들이는 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래도 박근혜 정부의 성과를 꼽자면 단연 ‘소득연계형 반값 등록금’ 실현일 것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대학 등록금은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대학생 자녀를 둔 50대 가장들에게도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 김상민 전 의원은 ‘반값 등록금’을 박근혜 청년 공약 1호로 만들었고, 2년 만에 현실화하며 국민의 가계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의정 대상도 수상했다. 2015년엔 아나운서 출신의 방송인 김경란 씨와 결혼하며 1억여원의 결혼 축의금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세간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새옹지마라 했던가. 인생은 항상 좋은 일만 계속되는 건 아니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데 이어, 결혼 3년여 만에 이혼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한동안 근황을 접할 수 없었던 그를 지난해 1월 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모교인 아주대대학원에서 약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황성주 생식으로 유명한 이롬에서 부회장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아주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때만 해도 그의 행보를 정치 재개를 위한 숨 고르기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초 그에 관한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수석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데 이어 박사과정(아주대대학원 약학과)에 합격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롬 경영을 총괄하고 책임지는 대표이사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정치 재개를 위한 이력 차원이 아닌 듯싶다. 뜬금없이 약학을 공부하고,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한 이유가 궁금했다. 

 “정치보다 어려운 건 없는 것 같아요”

 

이롬과는 어떤 인연이 있었나요. 

이롬 회장인 황성주 박사님과는 아주 오래된 인연이에요. 대학 시절 연합동아리(CCC) 선배셨으니까요. 대학도, 하는 일도 서로 달랐지만 황 박사님이 워낙 유명하셨고 훌륭한 삶을 살아오셨기 때문에 연합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을 기회가 있었죠. 서로 통하는 부분도 많았고요. 제가 정치를 그만두고 약학을 공부하고 있을 때 “실력을 더 단단하게 쌓으면서 기업인으로 변신해가는 시간을 가지면 어떻겠냐”며 이롬 부회장 자리를 제안하셨어요. 참 감사한 일이었죠. 무엇보다 저를 믿어주셨으니까요.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했지만 저의 장점을 높이 봐주시고 지난 삶에 대한 진정성과 리더십을 인정해주신 거죠.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박사님이 가진 사업 철학과 목표 등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있어 하겠다고 한 거죠.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 경영은 NGO 활동이나 정치와는 전혀 다른 분야인 듯한데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저는 NGO 활동가로 시작해 30대 대부분을 NGO 사업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NGO 활동가는 공적 이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 결과물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을 합니다. NGO 사업가는 거기에 더해 그런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체계화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일을 합니다. 일반 사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그 이익을 사업 당사자와 주주들과 나누지만, NGO 사업은 이윤이 공적 활동을 위해 다시 쓰입니다. 정치도 사업가적 마인드와 체계로 일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산도 잘 짜고, 효율적 구조와 시스템도 만들어야 하고, 전 세계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을 지금과 미래의 먹거리를 잘 개발해 육성하고, 인재들도 키워야 해요. NGO든 정치든 사업이든 형태와 목적은 다르지만 모두 훌륭한 경영 능력과 리더십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건 똑같습니다. 핵심은 분야를 넘어 리더십과 경영의 능력이죠. 

NGO 사업 경험이 있다고 해도 이롬은 규모 면에서 차원이 다를 텐데요. 그에 따른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정치보다 어려운 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사업도 쉽지는 않죠. 하지만 사업은 데이터가 있어 어느 정도 인풋에 대한 아웃풋을 예측할 수 있어요. 또한 거래 회사 간에, 직원들 간에 서로 협력하고 ‘윈윈’하겠다는 마인드가 바탕에 깔려 있고요. 그에 비해 정치는 이기고 지는 게임의 논리가 더 크게 작용해요. 이긴 쪽이 결과물을 독점하려는 경향도 강하고요. 갑자기 생각도 못 했던 게 툭 튀어나와 이제껏 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다반사고요. 정치에 비해 사업은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노력하면 해결책이나 결과물이 거의 제대로 나온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경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이럴 때 가장 손쉽게 기업 손실을 줄이는 방법은 인력을 구조 조정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매우 위험합니다. 한 가족의 삶과 생존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황 박사님의 철학과도 어긋나는 방법이죠. 그래서 해고 없이, 비즈니스적인 조정을 많이 시도했습니다. 군살을 빼는 거였죠. 그동안 관행처럼 처리하던 원가 산정, 수수료 지급 등을 재점검해 아깝게 새나가던 돈을 줄였습니다. 그렇게만 했는데도 20억원 정도의 비용이 절감됐습니다. 

제가 이롬에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황성주 박사님 아직 살아 계셔?” 하고 물어봅니다(웃음). 살아 계시다고 하면 “연세가 많으시겠다”고 해요. 황 박사님은 올해 63세로 젊으세요. 워낙 젊은 시절부터 유명하셔서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30대 시절부터 백발인 박사님의 머리 색도 한몫했지만요. 이롬은 많은 분들의 사랑 덕분에 초창기 시절 이후 광고를 일절 하지 않고 제품력 하나로만 성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젊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졌습니다. 황 박사님도 경영에 대한 대혁신과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던 중에 저와 인연이 닿았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역할은 이롬을 더 젊게 혁신해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이롬의 건강식을 접하고, 맛있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팔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먹이기 위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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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1999년 설립된 이롬은 생식과 두유라는 건강 제품으로 시작해 지금은 연매출 1천억원이 넘는 대표적인 건강식품 회사로 성장했다. 제품군도 LED 마스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자회사인 이롬플러스에서 판매하는 LED 마스크는 식약처로부터 최고 등급인 3등급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유일한 제품이기도 하다.

이롬은 경영 철학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롬은 같은 건물을 쓰는 사랑의병원이 그 모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암환자들을 케어하는 병원인데요. 항암 치료는 항암제 투여로 체력과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정말 좋은 음식과 영양소를 섭취해야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해 영양실조나 면역력 저하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환우에게 어떻게 영양을 쉽고 고르게 섭취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 황성주 박사님의 방식으로 과학화한 생식입니다. 또한 질 좋은 식물성 단백질을 먹을 수 있도록 국산 콩을 사용해 두유도 만들었지요. 국산 콩은 비싼 데다 가격 변동 폭도 커 두유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익도 거의 없고요. 그래서 제가 돈이 안 되는 국산 콩 두유를 왜 파냐고 물었더니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먹이기 위해 만든다”고 하시더군요. 환자들이 좋은 두유를 먹어야 하는데,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요. 먹이기 위해 만들기 때문에 제품 질이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을 위해 먹으면 좋고, 안 먹으면 오히려 손해인 식품인 것이죠. 신기한 건, 고객들이 귀신같이 아는 것 같아요. 저희 회사 국산 콩 두유가 국산 콩 두유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1등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한 달에 1천만 팩이 나가고 있으니까요. 

사회 공헌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익의 사회적 환원에 대한 개념이 명확한 회사입니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매년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습니다. ‘국제사랑의봉사단’을 통해 손길이 필요한 국내외 이웃, 소외받는 어린이, 청소년 구호 활동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황 박사님이 우간다 쿠미대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어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전 세계 취약 지역에 다양한 교육 지원 사업, 의료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랑의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는 사랑의병원, 꿈의학교, ‘책앤꿈’ 독서 클럽,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고요. 

대학원에서 약학을 전공해 박사과정까지 밟고 있는데, 이유가 있나요. 

의정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분들의 소망은 대부분 소박합니다. 건강하고 예쁘게 나이를 먹는 것이었어요. 100세 시대라고 해서 수명은 길어졌지만 그만큼 건강하지 않게 사는 기간도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해답을 찾기 위해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련 전문가들과 소통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죠. 

그런 이유라면 꼭 약학을 해야 하는 건 아니었을 텐데요. 

2013년에 우리나라에서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어요. 제가 국회 환경위를 통해 첫 번째 발의한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미세먼지 대책 강화 촉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이후 관련 법과 정책들이 만들어졌어요. 대학원을 진학하게 된 데에는 제가 시작한 미세먼지 해결방안을 찾아보자는 의미도 포함돼 있어요. 실제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연구하다 도토리가 효과가 크다는 것을 밝혀냈고, 그걸로 석사 학위까지 받았어요. 박사과정에서는 이 연구를 더 심화시켜 도토리 추출물로 미세먼지를 막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까지 나아갈 생각입니다. 

회사 경영을 하면서 박사과정까지 가능할까요. 

오히려 연구하기 더 좋은 여건입니다. 이롬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받은 동물 실험실과 세포배양 실험실, 분자생물학 실험실 등 연구에 필요한 최고의 시설과 인력을 갖춘 생명과학연구원이 있습니다. 제가 하는 약학 박사과정이 회사의 연구력을 증진시키고 공동 연구 등을 통해 많은 시너지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롬의 설립자인 황성주 박사님은 의학 박사고, 대표이사는 약학 박사가 되면 멋진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정치는 사회와 국가가 나를 필요로 할 때 해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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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롬을 만든 황성주 박사(왼쪽)와 함께한 김상민 대표이사. 두 사람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같은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사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연이어 낙선과 이혼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웃음)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고 나쁜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들이 자신에게 자양분이 될지, 쓴 뿌리가 될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살이라는 게 좋은 경험만이 약이 되고 나쁜 경험이 꼭 독이 되지만은 않는 것 같거든요. 저는 요즘 완전히 새롭게 열린 지금의 삶에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새로운 성취를 이루며 산다는 건 참 가슴 벅찬 일이죠. ‘오늘이 행복할 수 있고,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저에겐 지난 시간의 경험들이 인생의 귀한 약이 되고 자양분이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그것을 위해 약학 박사과정 공부도 시작하게 되었고 이롬의 대표이사도 되었으니 현재 맡은 바에 전심을 바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또 그동안 이롬을 생식, 두유, 식품회사로 많이 사랑해주셨는데 이제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더욱 젊어진 헬스케어 바이오 회사로 업그레이드되어 사람들과 더 가까이에서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이번 인터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롬이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다시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슬쩍 물었다. 

“생각해보면 정치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선택받아야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사회와 국가가 저를 필요로 할 때 할 수 있는 일인 거죠. 지금은 좋은 기업인이 되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하다 보면 그것이 자양분이 되고 열매가 되어 다시 사회와 국민을 위해 일하게 되는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가정을 다시 꾸리는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삶을 열심히 살다 보면 운명적인 때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해요. 계속 혼자 살 것은 아니니까요(웃음).”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사는 게 인생이라지만, 이쯤 되면 김상민 이롬 대표이사의 인생 자체가 한 편의 잘 짜인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다음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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